정경희, 기억을 날리다, 캔버스에 한지, 유채, 목탄, 연필, 181.5×228cm, 2005 일단 우리 가정을 하나 해보기로 해요.
어떤 대단한 발견이 인류를 일진보시켜서, 선택적으로 과거의 기억을 지울 수 있는 방법이 생긴거에요.
그게 약이든, 수술이든, 최면요법이든 아니면 상상하지 못했던 그런 것이든 상관없어요.
그런 게 존재한다고 생각하기로 해요.
근데 그 기술에는 한계가 존재하는데,
그건 최대 다섯개의 기억 밖에 지우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할 건 지울 다섯 개의 기억을 선별하는 거겠죠.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다섯 개 떠올리고 만일 그보다 많으면 쳐내도록 합시다.
다섯 개를 모두 정한 뒤에 스크롤을 내리면 되요.
천천히 곰씹으면서 확실히 다섯 개를 정한 뒤에 아래를 보세요.
사실 이 글의 제목은 '야밤에 살살살 죽고 싶어지는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