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다섯엔 자살하자.
by 당근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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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어졌다.
내 글이 병신 같다는 걸 다시 확인했고, 자정 지난 지금은 뜬금 없이 저 포도는 시다고 하고 있다.
왜 싸이월드 메인페이지에서는 일촌들의 업뎃 소식들을 굳이 띄워주는지 알 수 없고,
그 피상적인 관계를 끊는 버튼을 차마 클릭하지 못하는 것도 한심할 뿐이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해라.
그래서 난 기회만 있다면 도망치면서 산다.
그냥 도피하는 것도 아니고 의미부여하면서 전술적 후퇴를 한다.

씨발 이건 뭐 답이 없어.
그냥 도망치는 것보다 질이 훨씬 더 안좋아.

카이지 작가놈이 맨날 까는 '바닥을 기는 인간의 사고방식'이 바로 내거였군
자세한 내용은 적기 싫습니다.
적었다가 나중에 보면 또 이럴 테니까요.
착실하고 성실하게 도망치고 있습니다.
by 당근매니아 | 2009/11/26 00:42 | 빌어먹을Shit | 트랙백 | 덧글(1) | ▲ Top
지금 전 이번 크리스마스에 쓸...........

윤명로, 회화MV-625숨결, 마포에 아크릴채색, 철분, 162×132cm, 2005


1


공연 표를 예매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는 브로콜리 너마저
크리스마스 당일은 크라잉넛 쇼.

으하하하하 크리스마스가 다 무어냐`ㅂ'

근데 브콜 공연에 왠지 커플이 많을 것 같은 이 찝찝함이란.........
혹시나 해서 두장 사놓긴 했는데 아마 프리미엄 붙여서 팔아먹게 되지 싶지 말입니다.



2



지난 1학기였나, 변기에 주저 앉아서 앞을 보니 문장이 하나 있더군요.
'XX야 사랑해!' 같은 류였는데 참 기분이 묘했습니다.

저 사람은 대체 누구 보라고 저걸 써놓은 것일까 가 우선 궁금했고,
저 사랑이라는 것이 그친 뒤에 글쓴이가 이 칸에 다시 들어오려 할까 가 의문스러웠고,
그 전에 과연 청소하시는 분이 저걸 지울까 하는 게 흥미롭더군요.

뭐랄까 참, 그런 생각이 듭니다.
왜 우리는 연애라는 정말 개인적이고 비밀스러운 영역을 과시하듯 드러내지 못해 안달이고,
거기에 왜 열폭하는 반응들을 남기는 걸까 하는 거죠.

차라리 게시판에 써놓은 거면 페이지 넘어가고 해서 안보이기라도 할 텐데...
전 똥 싸다가 자살하고 싶어지는 경험은 참 사양하고 싶습니다.
힘 주다가 손발리 오그라든 변사체로 발견되고 싶지도 않고 말이죠.

물론 괜찮아요.
전 그런 거 쓸 일도 없잖아요.
by 당근매니아 | 2009/11/23 21:48 | 일일잡설Diary | 트랙백 | 덧글(3) | ▲ Top
개그 로그 두 개

이동환, 병적인 웃음, 장지에 수간채색, 145×112cm, 2007


1

상황 : 수능 날 저녁 호빵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호빵 폰을 론빵 님이 가지고 있었음.




당매 : 동생 시험 잘봤수?
론빵 : 내가 론빵인데 나름 만족스럽게 봤습니동.
당매 : 오호 축하해영 그건 그렇고 '호빵은 귀엽지 나도 좋아해'
론빵 : 호빵은 카와이하지. 나도 좋아해.
당매 : 그 문자를 혹여나 호빵이 찍었으면 대단히 막장이군여
론빵 : 호빵은 게임 새로 온 거 하느라 바빠서 문자할 시간이 엄써염ㅋ
당매 : 모던워페어2인가 막 헐떡대면서 이상한 기도문 외면서 플레이하지 말라 전해주세여
론빵 : 헉 막 헐떡거리고 신음소리내고 주문 외우면서 플레이하고 있는데염?
당매 : 오 씨바 신이시여 저 겜더쿠를 구원하소서 저이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나이다
론빵 : 우리 오빠지만 쫌 많이 쉽덕인득...ㄷㄷㄷ
당매 : 사랑과 연민과 관용으로 보듬어 주세요 나름 카와이한 애에요
론빵 : 근데 사랑으로 감싸주려고 하면 이 호데레가 츤츤거림ㅜㅜ
당매 : 짜장 앙꼬 채워준다고 꼬시면 됩니다
론빵 : 엉엉ㅜㅜ 방금 말 걸었는데 '바뻐!' 한마디로 튕김ㅜㅜ
당매 : 어서 이 대화를 아얄씨에 알려야 하는데...
론빵 : 저리가염 뿌잉♥ 하지만 오늘 수능 잘 쳐서 기분이 좋으니 용서해 주겠뜸
당매 : 캄사합니다



호빵은 카와이하지. 나도 좋아해.



2


상황 : 그냥 야밤



[진보] : 1. 서론 2. 옥수수란 무엇인가? 3. 중앙아메리카 문명 성립에 있어서의 옥수수의 역할 및 위치 4. 옥수수의 전파 5. 옥수수가 현대 문명에 끼친 영향 6. 결론(비평)
이 정도면 될까

[당매] : 2가 짱웃기다

[진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안 웃긴 명명 좀 갈켜줘

[당매] : 생각을 해봐도
뭘로 해도 웃기다

[진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매] : 옥수수의 생물학적 위치
옥수수의 유전적 의의
그냥 빵빵터지네

[진보] : 왜 터져 왜

[당매] : 안웃겨?

[진보] : 옥수수라는 어감이 주는 울림이
그렇게 웃긴감 어헣;;;

[당매] : ㅠㅠ
그 뭐지
이빨 생각도 나고

[진보] : ㅋㅋㅋㅋㅋㅋㅋ

[당매] : 그거하고 연관하면 옥수수가 무엇인가 가 더 웃기지

[진보] : 근데
교수 강냉이를 털어 버리고 싶어
흑흑

[당매] : 옥수수는 은어에서 강냉이를 뜻한다
강냉이가 또 무엇인가 하면 인간의 치아를 말한다
즉 옥수수와 강냉이와 이빨은 하나이며

[진보] : 이 경우에는 특히 필자가 당 교수의 그것을 털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다.

[당매] : 이것이 옥수수 삼위일체설이다

[진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바 프흐흐흐흐흐 하고 터졌엉

[당매] : ㅠㅠ
적절했냐

[진보] : ㅇㅇ 그 전까지는 그냥 그랬는데
옥수수 삼위일체설에서


[당매] : 킬킬

[진보] : 이런 당매가
왜 여친이 없을까

[당매] : 이래서
.........

[진보] : ㅇㅇ..
그런 듯
미안

[당매] : ㅠㅠ

[진보] : 내가 생각이 짧았다

[당매] : 씨발
새벽2시 반에 아직도 깨어서
옥수수 가지고 남정네끼리 깔깔대는데
생기겠냐

[진보] : ㅋㅋ
모니터 속의 그녀는 배신하지 않아
애초에 사랑도 안 해주지만




씨바 짱난다
by 당근매니아 | 2009/11/22 21:11 | 일일잡설Diary | 트랙백 | 덧글(3) | ▲ Top
악마의 뿔을 여기 바친다

St. Michael, Luca Giordano, 1663







당신을 위해 써내려간 이 글을 바로 당신이 읽어주기를.
모니터 마주한 당신이, 그냥 그렇게, 허무히 지나쳐 버리지 않기를.

  악마의 뿔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오래 전 땅 위를 걷던 동물들은 죽고 스러져 묻혔다. 살은 썩고 추깃물은 질질 흘렀을 터
이다. 그러나 뼈는 남았고, 그 기묘하고 신묘해 보이는 것을 파낸 이들은 갖가지 이름으로
ㅡ산골이니, 용의 뼈니, 악마의 뿔이니ㅡ 멋대로들 불렀다. 그리고는 팔팔 끓는 솥에 넣어
고아 마셨다. 적어도 그네들은 만병통치를 믿었다. 가장 최근에 묻힌 악마를, 다른 말로는
운동권이라 한다.

  화석과 악마의 뿔의 차이를 생각한다. 같은 시절의 같은 대지를 걷고, 세찬 운석 비 또한
같이 얻어맞았건만 외로이 악마가 되어버린 서글픈 뼈들을 생각한다. 도마뱀의 정강이뼈
를 들고 악마의 실존을 외치는 문드러진 신의 시종들을 떠올린다. 그 앞에서 입 헤 벌린
군중 또한 바라본다. 그 꼴을 내려다 볼 신의 표정을 상상한다.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젠 악마가 되어버린 늙은 짐승 몇을 만났었다. 보수로 불려야 마땅할 것이나 뒤틀린
이념의 지도가 좌파로 만들어 버린 대기자大記者를, 직접 뵌 일은 없으나 그 이름을 알고
또한 그 딸인 그녀를 안다. 이십 대를 통째로 가져다 바치고, 이제는 무기력해져 쁘띠부르
주아의 삶을 영위해 나갈 뿐인 모습을 가끔 본다. 그 이는 언젠가 내게 거대 담론을 경계
하라 충고했었다. 사고의 크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 무게에 짓눌려 수십 년을 허덕이는
이들이, 그녀 주변엔 너무나 많았다. 같은 깃발 아래서 어깨동무한 채 노래 부른 그네들과
만나는 술자리에서, 늘 계산하는 이가 그녀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 또한 그녀의 남편
이 벌어온 것일 뿐이다.

  또다른 그녀는 아직도 그 즈음 생긴 상처를 부여잡고 끙끙댔다. 일주일을 같이 먹고 자
고 술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집단 상담의 장 막바지에서야,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어 상처
의 연유를 알려주며 악마임을 고백했다. 1년 남짓한 교도소의 기억은, 그녀 말곤 먹여 살
린 이가 마땅치 않았던 피붙이들의 괴로웠던 시절은, 서른 해가 다 지나도록 속에서 살아
남아 스스로 날을 갈고 때때로 가지 쳐 심장을 찢는다 했다. 그녀는 수감의 치욕에 괴로워
했고, 같은 구호를 외쳤던 그녀의 남편은 홀로 밖에서 편안했단 죄책감에 박제당해 있었
다. 마치 빠리의 택시 운전사처럼.

  메피스토펠레스는 학원에서 영문법 가르치며 가끔씩 먼 산 보듯 황천의 하늘을 말했고,
벨제브브는 천재 소리 듣던 지난 날을 묻고 논술 과외로 통찰을 팔아 풀칠하며 하루하루
괴로운 생을 허비했다. 다만 몇몇 루시퍼만이 빛나는 옛 이름을 되찾고, 시퍼런 광채를 온
몸에 휘감은 채 구름 위를 걸었다. 신의 권능을 손에 넣은 타락한 악마를 보며, 사람들은
모든 악마를 싸잡아 욕했다. 드높이 포효하며 목 놓아 변혁을 부르고 신에게 대적했던 모
든 것이 결국은 그런 것이었냐고 힐난했다. 강사 자리 전전하는 바알은 자신의 무기력에
서 허우적대기도 힘겹다.

  한때 그네들의 대열에 끼고 싶었던 날들이 있었다. 지긋지긋한 12년간의 수감이 끝나고
수능이라는 성인식만 지나친다면, 그 너머엔 아직도 살아 숨 쉬는 지옥도와 누런 유황불
속을 산양 뿔 단 채 여유로이 거니는 바포메트가 남아 있을 것이라 믿었었다. 그러나 나는
너무 늦게 태어난 모양이었다. 단테의 지옥엔 육중한 콘크리트 건물이 솟아났고 산酸의
바다는 이제 잉어 두엇 헤엄칠 연못만큼도 못되었다. 그 빌딩의 숲엔, 악마는 없고 악마로
불리는 웨어울프만 몇 있었다. 사람들은 그네들의 어설픈 손톱과 암갈색 갈기를 참지 못
했다. 앞장선 사제가 한 손에 악마의 뿔을 들고 한 손엔 십자기를 높이 치켜들면, 웨어울
프는 참으로 쉽게 악마의 거죽을 뒤집어썼다. 무수한 은탄 앞에서 그네들은 애처로웠다.

  다시금 악마들을 생각한다. 현세의 신에게 대들고 싸우고 숨어 지내며 죽임 당하던ㅡ어
둡고 길고긴 터널 같던 백악기를 떠올리고, 지표면을 찢어발기던 운석의 비와 빙하기를
바라보며 그 끝에 비로소 얻은 해방의 순간을 상상한다. 남산에서 고문 당해 결국 바다에
서 떠오른 그 이의 시신은 포르말린에 절여져 자연사 박물관에 다다랐고, 문수니 재오니
민석 같은 명패 든 루시퍼들은 수탉의 날개를 제 등에 찢어 붙이고 날아올랐다. 이윽고 살
아남은 짐승들은 땅에 묻혀 악마로 둔갑했다. 그렇게 땅에 발붙인 수없는 소악마들은 지
상에서 린치 당한다.

  묻는다. 당신은 땅을 걷는 악마의 눈을 들여다 본 적 있는가. 그 등의 검은 비늘이 신의
벼락에 맞아 으스러진 조각들을, 그 사이 얼핏 스치는 잿빛으로 그슬린 살결을 본 적 있는
가. 그네들의 육편으로 포장되고 혈액으로 마감된 당신 발밑의 아스팔트 도로를 유심히
내려다 본 기억 있는가.

  토끼와 사냥개를 같은 가마솥에서 삶으며, 이제는 스스로 갈기와 발톱과 이빨을 덧붙인
이들에게조차 악마의 거죽을 입히고 그 이마에 악마의 뿔을 박아 넣으려 하는가.

  내게 악마의 세례를 내려줄 솔로몬의 마신도 짐승의 피를 물려줄 늑대도 없는 이 우스꽝
스러운 세상에, 목공풀 냄새나는 웨어울프만이 불가를 몇 서성인다. 그렇게 악마의 뿔을
여기 바친다. 뿔 가지고 상상한 악마의 실루엣이 유령처럼 배회하는 콘크리트 연옥에 바
친다.

  2009년 11월 19일. 스탠드 얼론을 자처하며 애써 수음하는 자가 쓰다.



추잡한 비유로 점철된, 지독하게 어설픈 이 더러운 글이 모든 당신에게 닿기를.
사랑하는 당신이 끝내 외면치 않고, 차라리 거친 욕설이라도 내뱉기를.


────────────────────────────────────


학교 게시판에서 싫은 이를 그저 운동권으로 매도하는 게 거슬려서 썼는데

그냥 한 두 곳 올리고 말긴 아까워서 말입니다.

나란 남자 알뜰한 남자.

by 당근매니아 | 2009/11/19 15:00 | 트랙백 | 덧글(2) | ▲ Top
정의로운 언설이 모자라서 세상이 이지경인 것은 아니다.

배영환, 유행가-5월, 광목 약솜 본드 옥도정기, 117×91cm, 1999

학교 게시판에서 사람들이 쉬지 않고 글을 올린다.
부분 부분 결점이 보일지언정 그 비판의 방향 자체는 존중한다. 그래야 할 것이다.
학교가 잘못되어가고 있다. 이건 누군가의 탓이다. 우리가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좋다 이거다.

근데 누가 할 건가 대체.
'이래서는 안됩니다! 니가 나서야 합니다!'
'이래서는 망합니다! 쟤가 나서서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운동권이니 뭐니 쉽게 말하면서 나는 그들처럼 되지 않을 거라 밑줄을 친다.
그 사람들은 이삼십 년 째 학교 다니는 지박령인 줄 아는가.
자신과 동떨어진 프로페셔널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분석은 행동을 위한 전초 단계일 뿐이다.
상대 전투력을 스카우터로 잰다고 상대가 쫄아서 도망가진 않는다.
by 당근매니아 | 2009/11/16 23:25 | 일일잡설Diary | 트랙백 | 덧글(4) | ▲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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